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가격 인상이 외식업계에서 식품, 생필품 등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업체들은 인건비와 임대료,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가격 인상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민 물가'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 삼겹살·짬뽕도 올랐다…버거 주요업체 모두 올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남돼지집은 최근 전국 200여개 점포 중 30여개 점포에서 고기 메뉴 가격을 1천원 인상했다.
삼겹살과 목살 등으로 구성된 대표 메뉴 '모듬한판'(600g) 가격은 3만8천원에서 3만9천원으로 올랐다.
하남돼지집 관계자는 "인건비와 임대료, 원자잿값이 많이 올라 점주들이 가격 인상을 요구해왔다"며 "점주들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중식 전문 프랜차이즈 홍콩반점은 이달 1일 자로 가격을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짬뽕이 4천500원에서 5천500원으로 22.2% 올랐다. 짜장면은 4천원에서 4천500원으로, 탕수육(소 사이즈)은 9천500원에서 1만1천원으로 인상됐다.
인건비 영향을 직접 받는 외식업체들은 어떤 업종보다도 빠르게 가격을 올리는 추세다. 패스트푸드, 한식, 분식, 빵, 커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격 인상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맘스터치, 버거킹 등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가 모두 가격을 올렸다. 놀부부대찌개, 신선설농탕, 신전떡볶이, 김밥천국, 큰맘할매순대국, 이삭토스트, 서브웨이, 파리크라상, 커피빈 등도 가격을 인상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눈치 보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격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본사가 가격 인상을 결정하지 못한 사이 점포별로 배달료를 따로 받거나 무료였던 무·콜라를 유료로 전환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치킨 가격이 오른 것처럼 체감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상당수 가맹점이 임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가맹점 수익악화는 업계의 공통된 현상이므로 4∼5월께 인상하는 업체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햇반·편의점 도시락·일회용 젓가락까지 올랐다
가격 인상 바람은 외식업계에서 시작해 식품업계와 편의점 업계까지 확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1일부터 햇반, 스팸, 냉동만두, 어묵 등의 가격을 6∼9% 인상했다.
햇반(210g)은 1천400원에서 1천500원으로 7.1% 올랐고 캔햄 2종과 냉동만두 5종은 각각 평균 7.3%, 6.4% 인상됐다.
코카콜라음료는 지난달부터 콜라 등 17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4.8% 인상했다.
편의점 업계는 도시락에 이어 비식품류 가격까지 인상하기 시작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일부 도시락과 삼각김밥, 샌드위치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고, GS25도 일부 도시락과 주먹밥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다.
GS25는 이달부터 나무젓가락, 종이컵, 머리끈 같은 자체브랜드(PB) 비식품 상품 60여개 가격도 100∼200원가량 인상했다.
GS25 관계자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가격 인상 요청이 지속해서 있었고 협의를 통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인건비 상승 등이 제품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원칙적으로는 가격 인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일 "가격은 가맹본부와 가맹점, 소비자 사이에서 시장의 원리에 따라 합리적 수준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담합 문제가 아닌 한 공정위가 시장 가격 결정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생활용품 가격 인상은 또다시 외식업계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도 가격 인상 요인을 제공할 것"이라며 "올해뿐 아니라 내후년까지도 최저임금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가격 인상 행진이 금세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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